소설 작품 분석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의 완성 / 구병모 / 작품분석 / 2025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엄마의 완성 / 구병모 / 작품분석 / 2025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1. 읽은 소감 구병모가 누구였더라? 언젠가 구병모의 작품을 읽은 것 같은데 작품명은 떠오르지 않는다. 소설을 읽다가 앞 장의 사진을 보니 젊은 사람은 아니다. 하긴 그러니까 이런 작품이 완성되었겠지. 이 소설은 갱년기의 여자, 즉 폐경을 앞둔 엄마를 둔 딸의 심정이 자세하게 묘사된 작품이다. 읽는 동안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단편소설을 읽으면서 항상 갖게 되는 생각이 있다. 어떤 작품이 좋은 소설인가. 글쎄다. 거기에 똑 떨어지는 정답은 없겠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두 번째 읽었을 때 더 좋은 작품이 좋은 소설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중편에 가깝다. 그래서 작품보다 읽는 시간이 훨씬 많이 든다. 그런데 자꾸만 .. 더보기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 / 최미래 / 작품분석 / 2024 이상문학상 작품집 ■항아리를 머리에 쓴 여인 / 최미래 / 작품분석 / 2024 이상문학상 작품집 1. 전체적인 느낌 평생 소설을 공부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7~8년 동안 줄곧 소설만 읽다 보니 웬만한 작가는 안다고 자부했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이 좋으면 인터넷 서점을 통해 그 사람의 책을 주문했고 그렇게 쌓인 책이 많다. 이젠 책꽂이에 책을 꽂을 공간도 없는데 내 기억 속을 아무리 뒤져봐도 최미래란 작가는 없다. 그런데 글을 잘쓴다. 도서관에 앉아 천천히 최미래 작가의 글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허? 이 사람 글이 좋다. 화자의 내면에 들어갔다가 슬그머니 빠졌다 하는 솜씨도 보통이 아니군. 그렇게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최미래를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화자의 일상에서 보는 베이비 시터의 일상이.. 더보기 전교생의 사랑 / 박민정 / 작품분석 / 2024 이상문학상 작품집 ■전교생의 사랑 / 박민정 / 작품분석 / 2024 이상문학상 작품집 중에서 1. 전체적인 느낌 소설은 복선과 암시가 매우 중요하다. 독자는 화자의 진술을 들으면서 복선과 암시를 통해 맘껏 상상한다. 지금은 이런 상황이니까 다음에는 저렇게 하겠구나. 독자를 상상하게 만들고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 게 작가의 필력이다. 거기에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작가는 몇 가지를 더 첨가한다. 그래서 이런 소설은 흥미롭다. 소도구는 물론 다양한 설정과 정교한 장치를 집어넣으면 소설이 훨씬 재미있어진다. 내가 아는 박민정 작가는 이걸 잘 이용한다. 그는 페미니즘 작가이며 여성의 시각으로 불평등한 사회문제와 다양한 고민을 독자들에게 살포시 던져준다. 여기서 살포시, 란 말은 가볍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보면.. 더보기 바다를 보는 법 / 정용준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바다를 보는 법 / 정용준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1. 전체적인 소감 정용준? 어디서 봤더라? 아, 맞다. 예전에 ‘선릉 산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 작품을 읽으며 처음 정용준 작가를 알았다. 글을 잘 쓰는 작가로 기억한다. 단순히 글을 ‘잘 쓴다’는 표현보다는 ‘야무지게 쓴다’는 단어가 더 적당하다. 야무지게, 라는 표현은 단단하고 빈틈없는, 이란 뜻과 동일하다. 이번 정용준 작가의 작품을 읽다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소설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다니, 그건 좋은 작품이란 뜻이다. 하긴 생각해보니 선릉 산책이 그랬고, 지금 ‘바다를 보는 법’도 그렇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구름이 낀것처럼 우울하다. 게다가 묵직하고 답답하다. 주인공은 남은 6개월을 자신이 원했던 일을 .. 더보기 회생 / 백온유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회생 / 백온유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인 소감 주인공의 감정을 이렇게 섬세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특히 현장묘사는 TV 화면을 보고 있는 듯해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이 작가가 누구였지? 맨 앞장으로 돌아가 작가의 사진과 약력을 다시 살펴봤다. 처음인데도 그만큼 백온유의 글은 인상적이었다. 단편 소설에서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은 많다. 그중의 하나는 ‘캐릭터 구축’이다. 그래야 주인공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동기가 생기고 독자는 그걸 이해한다. 이게 없다면 스프를 넣지 않은 라면처럼 얼마나 밋밋하겠는가. 어떤 작가는 이걸 구구절절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그런 소설은 지루하고 재미도 없다. 작가는 밀가루 반죽을 할때 물을 넣고, 설탕.. 더보기 덜 박힌 못 / 문진영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덜 박힌 못 / 문진영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인 소감 소설에서 중요한 게 무엇일까? 누군가는 뛰어난 작품성이라고 말할 것이다. 작품성?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극찬하며 뽑은 작품들은 대부분 대중성이 없다. 쉽게 얘기하면 전문가에게 뛰어난 작품이지 일반인이 읽으면 이게 뭐냐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작품성이 좋은 영화는 매우 지루하다(특히 프랑스 영화가 그렇다). 물론 소설이나 영화에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은 작품도 있으나 극히 드물다. 만약 누가 나에게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숨도 안 쉬고 대답하겠다. 재미라고. 여기서 내가 얘기하는 ‘재미’란 여러 가지를 포함한다. 지루하지 않아야 하고, 흥미도 있어.. 더보기 반려빚 / 김지연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반려빚 / 김지연 / 작품분석 / 2024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1. 전체적인 총평 예전에 어느 모임에서 말을 잘하는 여자를 본 적이 있다. 똑같은 얘기라도 이 여자가 말을 시작하면 이상하게 긴장감이 생기고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었다. 가만히 듣다 보면 그녀의 말에는 약간의 특징이 있었는데 적당한 곳에서는 끊어 주고, 느슨해질 때는 잡아당겼다. 여자의 말을 들으며 사람들은 흥분했다. 어쩜 그런 인간이 다 있니. 정말 못됐다. 흥미뿐만 아니라 여자는 감정 전달도 잘했다. 사실 그녀는 말을 잘한다는 것보다는 말을 풀어가는 솜씨가 탁월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예전의 그녀를 떠올렸다. 이 소설 역시 작가가 그 여자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훌륭하다. 작가는 작품에서 주인공의 현재 상황.. 더보기 유진 / 최진영 / 작품분석 / 2023 이상문학상 작품집 ■유진 / 최진영 / 작품분석 / 2023 이상문학상 작품집 1. 전체적인 소감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예전에 읽었던 작품이다. 한 번 읽었던 작품이면 기시감이 들어야 정상이거늘 헌 집을 리모델링 한 것처럼 새로웠다. 그래서 숨도 쉬지 않고 연거푸 두 번이나 읽었다. 최진영은 글을 참 잘 쓴다. 예전에 '돌맹이'란 작품에서 그걸 느꼈다. 이 작품을 처음 읽을 때는 무척 재미있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간들에게 몹시 흥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번째 읽을 땐 달랐다. 슬펐다. 마치 내 얘기 같았다. 나도 화자처럼 생각 없이 막 웃지는 않았을까? 상대의 감정을 헤아리지 않고 멋대로 행동하지 않았을까? ‘유진’이란 작품은 사십 대의 나(화자)가 이십여 년 전에 만났던 유진 언니를 회상하는 것에..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