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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나의 반려 밥솥에게 / 박지영 / 작품분석 /2023현대문학상 소설집 ■쿠쿠, 나의 반려밭솥에게 / 박지영 / 작품 분석 / 2023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중에서1. 전체적인 소감 인간은 누구나 타인을 의식하며 산다. 나도 마찬가지다. 은행 CD기 사용 중에 뒤에 사람이 서있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키오스크도 마찬가지다. 나의 불안함은 모두 하나에 맞춰있다. 욕먹지 않기 위해서다. 빨리하지 않고 뭘 저렇게 꾸물거녀.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친한 후배와 인생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때 후배가 말했다. 형님에 대한 얘길 꺼내면 험담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 얘길 듣고 나는 괜히 우쭐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착함은 남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데 애석하게도 나는 그걸 몰랐다. 작품을 보자. 이글을 읽으며 나를 계속 돌아봤다... 더보기
수강생 수강평 ■ 2022년 2학기 더보기
내 할머니의 모든 것 / 문진영 / 작품분석 / 2023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내 할머니의 모든 것 / 문진영 / 작품 분석 /2023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인 소감 아버지는 집안의 종손이었고 그래서 엄마는 많은 제사를 지냈다. 소설의 작품분석을 시작하며 뜬금없이 제사 얘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제사 지낼 때 보았던 친척 한 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제사가 있는 날이면 당숙을 비롯한 몇 분의 친척들이 우리 집을 방문했는데 그 중 한 분이 우리 형제들에게 용돈을 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분은 우리 형제들에게 은근히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이를테면 보자마자 대뜸 지갑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제사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마치 잊고 있었다는 듯이 지갑을 꺼내 돈을 주는식이었다. 어떤 날에는 바람만 잔뜩 .. 더보기
바늘 끝에서 몇 명의 천사가 / 안보윤 / 작품분석 / 2023 현대문학상 소설집 ■바늘 끝에서 몇 명의 천사가 / 안보윤 / 작품분석 / 2023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인 총평 작품을 다 읽고 나서 나도 모르게 후, 하고 한숨이 나왔다. 사랑과 용서의 방식이 다들 제각각이고 어쩜 그렇게 자기만 생각하는지 작품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에는 분노가, 또 어느 순간에는 탄식이, 또 어느 순간에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안보윤 작가의 장점은 독자를 자신의 작품 속에 몰입하게 만드는 점이다. 이 작품 역시 흡입력이 대단하다. 첫번째 정독후에 심호흡을 하고 다시 책을 펴서 두번째 읽어봤다. 그런데 첫번째와는 달리 장점보다는 단점이 눈에 보였다. 아, 이건 좀 아닌데. 주제가 너무 허망하잖아. 일단 주제에 대해선 조금 있다가 얘기하기로 하고 몇 가지의 아쉬움을 적는다. 소설의 완성.. 더보기
어떤 진심 / 안보윤 / 작품분석 / 2023 현대문학상 소설집 ■어떤 진심 / 안보윤 / 작품분석 / 2023 현대문학상 수상 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인 느낌 작품을 읽으면서 커튼이 가려진 캄캄한 방안에 혼자 앉아 있는 기분이 들었다. 아무런 불빛이 없는 곳에서 문장을 읽어 내려가다가 가려진 커튼 사이로 조금씩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 유란이는 이런 사람이었구나. 사이비 종교 집단에 아이들을 포섭해서 데려오는 여자. 그런데 문장을 읽어내려 갈수록 모래를 씹은 것처럼 입안이 꺼끄러워졌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오유란의 감정에 동화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글속의 주인물에게 공감을 느끼는 것은 작가에게 최고의 칭찬이다. 어릴 적 교회에 엄마와 짐을 싸들고 갔을 때의 유란은 진심이었다. 그래서 열매들을 교회로 데려왔다. 하지만 유란은 점점 흔들린다. 작.. 더보기
아주 환한 날들 / 백수린 / 작품 분석 /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아주 환한 날들 / 백수린 / 작품 분석 /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중 1. 전체적인 느낌 단편 소설은 우리의 인생 중에서 나이테처럼 한 단면을 드러낸다. 우리네 삶의 일부분에서 작가는 주인공의 캐릭터와 등장인물의 모든 걸 보여줘야 하기에 고민이 생긴다. 그리고 독자는 작가가 펼쳐내는 짧은 생의 한 단면에서 공감할 수 있어야 좋은 글이다. 글을 쓰는 작가는 이 점을 드러내기 위해서 많은 고민을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작품 백수린의 ‘아주 환한 날들’은 아주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주인공인 그녀(3인칭)의 행동과 내면 심리가 공감대를 얻으며 가슴이 뭉클했기 때문이다. 나이든 노인의 모습과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겪는 모습을 보며 맞아, 우리 엄마도 이렇게 악착같이 사셨어, 꼭 우리 엄마를 .. 더보기
복도 / 강화길 / 작품분석 /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복도 / 강화길 / 작품분석 / 2022 이상문학상 작품집 중에서 1. 전체적인 느낌 작품을 읽으면서도 그랬고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 잘 쓴 작품은 아니구나. 그러나 매번 그렇지만 좋은 소설은 두번째 읽을 때는 더좋다. 이 작품 역시 다시 읽어 보니 처음 읽을 때와 달랐다. 작가는 독자의 몰입에 혼선을 주려는 의도를 했던 것인지 처음에는 서사가 갱엿처럼 쩍쩍 달라붙지 않았다. 작가는 다시 읽어봐라. 그럼 안 보였던 것이 보일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하긴 예전에 읽은 작품 중에는 아예 독자의 몰입을 방해하는 것도 많았다. 그런 작품을 읽다 보면 머리도 아프고 서사가 달라 붙지 않으니 독자는 짜증 날 수 밖에 없다. 오해는 마시라. 이 작품이 짜증 나는 작품이란 뜻은 아니니까.. 더보기
미조의 시대 / 이서수 / 작품분석 / 2022 올해의 문제소설집 ■미조의 시대 / 이서수 / 작품분석 / 2022 올해의 문제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으로 느낀 점 작품을 처음 접하는 작가였지만 글을 참 잘 쓴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 끓인 사골국물을 먹은 것처럼 마지막까지 자꾸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게다가 잘 쓰려는 기교를 부리지 않았음에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멋진 문장도 많이 등장했다. 이런 작품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일종의 자학이다.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은 타고 나는 건가? 예전에는 노력하면 나도 될 것이라 믿었는데 이런 작품을 읽을 때마다 매번 오르지 못할 나무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만 봐도 그렇다. 아주 쉽게 온몸의 힘을 빼고 글을 쓴 것 같은데도 다 읽고 나면 결코 가볍지가 않다. 아무튼 이 시대 청년들의 마음을 읽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