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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 골의 안과 밖 / 서이제 / 작품분석 / 2022 올해의 문제소설집 ■두 개 골의 안과 밖 / 서이제 / 작품분석 / 2022 올해의 문제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인 느낌 고등학교 때 한동네에 살던 형이 팝송을 무척 좋아했다. 그 형네 집에 놀러 가면 전축 옆에 해적판(빽판이라고 불렀다) 외에도 당시에 1만 원씩 하던 LP판들이 수북하게 꽂혀 있었다. 어린 나이였던 나는 용돈을 받으면 ‘월간 팝송’과 LP음반을 사는 그 형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형에게 이렇게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형, 팝송을 왜 좋아하세요? 나의 질문은 좋아하는 것에 그 많은 돈을 쓰는 형에 대한 질책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때 그 형의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그 형의 대답은 40년이 지났음에도 나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형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응, 취향이란다." 아, 그때 그 형의 입에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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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학기 수강생 수강평 (분반01)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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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설 / 박서련 / 작품분석 / 2022 올해의 문제소설집 ■그 소설 / 박서련 / 작품분석/ 2022년 올해의 문제소설집 중에서 1. 전체적인 총평 작품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허허허, 웃음이 나온다. 이건 비웃음이 아니라 “소설이 이럴 수도 있구나” 라는 의미였다. 소설에서의 최고의 덕목은 ‘새로움’과 ‘참신함’이다. 그걸로 따진다면 이 작품은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점이 전문가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온몸의 힘을 빼고 그냥 일상을 쓰듯이 써나간 작품이지만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나는 일기를 쓰지 않지만 가끔 내가 쓴 글을 읽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내가 쓴 글에 웃음이 나온다. 내가 이때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솔직해서 좋다. 이렇듯 일기의 장점은 글을 쓰고 있는 당시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드.. 더보기
11시부터 1시까지의 대구 / 김병운 / 작품분석 / 2022 올해의 문제소설집 ■11시부터 1시까지의 대구 / 김병운 / 2022 올해의 문제소설집중에서 1. 전체적인 총평 저녁 반찬이 마땅치 않아서 며칠 전에 된장찌개를 끓였다. 다 끓인 후 맛을 보니 입에 착, 붙는 맛이 아니었다. 이상하다? 왜 맛이 안 날까? 그때 뭔가가 퍼뜩 내 머리를 스쳤다. 그렇지, 그게 빠졌구나. 나는 씽크대의 수납장을 열어 그것을 꺼냈고 한 숟가락을 담아서 된장찌개에 넣었다. 아, 그제야 된장찌개의 깊은 맛이 났다. 어떤 글은 밍밍한 된장찌개 같은 소설이 있는가 하면, 또 어떤 글은 깊은 맛이 나는 된장찌개 같은 작품도 있다. 지금 내가 얘기하는 ‘11시부터 1시까지의 대구’가 바로 후자에 속한다. 참고로 앞서 된장찌개에 내가 넣은 것은 ‘쇠고기 다시다’이다. MSG를 된장찌개에 넣고 안 넣고의 차이.. 더보기
알 수 없지만 / 양기연 / 작품분석 / 202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알 수 없지만 / 양기연 / 작품 분석 (202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1. 전체적인 느낌 예전에 어느 선배네 집에서 녹차를 마신 적이 있다. 그때까지 달달한 믹스커피와 캬라멜 마키아또만 줄기차게 마시던 나는 매우 단순하고 충동적인 인간이었다. 그날 선배는 내게 TV에서 봤던 것처럼 전통차와 관련된 다기를 이용해 차를 대접했는데 그때 선배를 통해 내가 알게 된 것은 첫 번째 차맛 보다 두 번째 우려낸 차 맛이 더 좋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는 텁텁하고 쓴맛이 강했지만 두 번째는 단맛이 나며 향기가 입안에서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시작부터 차 맛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작품이 거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처음 읽을 땐 에이, 이게 뭐야? 재미도 없고 술에 물 탄 듯이 그저 밍밍하네, 라고 생각.. 더보기
27번 / 유주현 / 작품분석 / 2022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27번 / 유주현 / 2022 매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1. 전체적인 느낌 약간 어색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문장은 무난했다. 이 작품에서 일단 첫 문장이 강하게 눈길을 잡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사다코를 시작했다.” 엥? 사다코? 이게 뭐지? 이 순간부터 나는 이 작품의 미끼에 걸려 버렸다. 사다코가 뭘까? 숨도 쉬지 않고 작품을 읽었다. 읽다 보니 슬슬 웃음이 나온다. 화자가 본의 아니게 사다코가 된 뒤 친구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사다코를 되풀이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몹시 슬펐다. 사실 우리는 모두 이렇게 산다. 타인에게 관심받기 위한 몸부림 말이다. 나 또한 저 좀 봐 주세요. 저 재밌죠? 저는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이랍니다. 그러니 저를 사랑해 주세요. 이렇게 행동하고 말한다. 작품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