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아파트 베란다에서 임인년의 태양이 솟는 것을 보았다.
매일 같이 떠오르는 태양이었으나 오늘의 태양이 특별한 것은 첫 시작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새로운 것을 대면하면 기대를 걸게 된다.
그동안의 나태함에서 벗어나 좀 더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것들 말이다.
나 역시 그랬다.
떠오르는 2022년의 태양을 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올해는 단편 소설 6편 이상을 완성하자.”
“노후를 대비해 절약하며 돈을 모으자.”
한번, 두 번, 몇 번이나 혼자 중얼거렸다.
마치 엄청난 다짐이라도 하듯이.
태양은 어느새 내 머리 위로 올라왔고 나는 휴우, 긴 한숨을 토해냈다.
예전의 나는 어떠했는가.
이번 달에 써야 할 작품은 다음 달에 쓰자.
그렇게 하루하루 미루었고 그때마다 내 마음에는 무거운 짐이 쌓여갔다.
하지만 나는 애써 그걸 무시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미룸, 후회, 한탄은 바닥에 바짝 엎드려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 무겁고도 육중한 감정이 폭발한 것은 12월 중순이었다.
요란한 감정이 느닷없이 튀어나와 내 몸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그건 매우 강렬했는데 몸속의 내장 기관이 다 빠져나가는 듯한 상실감이 들 정도였다.
얼마 전, 오정동에서 이곳 대동 사무실로 옮겼다.
2021년 12월 13일에 왔으니 이제 보름이 조금 넘었다.
짐은 많지 않았다. 책 몇 권과 사무용품, 의자가 전부였으니까.
어수선하고 심란했던 마음을 뒤로 하고 마음을 잡아야 할 때다.
가슴에 아직도 남아 있는 열정의 씨앗을 조금 더 키우고,
엉덩이에 무거운 추를 달아서 24시간이라도 의자에 앉아 있자.
그것만이 올해의 목표를 이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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