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 가있는 귀한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어버이날에 때 맞춰 나온 것 일 것이다.
시간이 왜 이다지 빠르게 흐른단 말인가.
훈련소에 입대할 때의 찡한 마음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개월이나 흘렀다.
아들이 군에 입대한 뒤 허전함이 온몸을 지배했던 적이 있었다.
수전증 환자처럼 무엇을 해도 손이 떨렸다.
친구가 그랬었다.
자기 아내는 아들이 군대에 갔을 때 한달동안 울었다고.
그 말을 들었을 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친구의 아내가 조금 극성스럽다고 유별나다고 생각했다.
남자라면 다 가는 곳이지 않은가?
하지만 남의 얘기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그 일을 직접 겪어보니 그분의 심정이 이해 되었다.
그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3박4일의 짧은 휴가이긴 하지만 그게 어딘가.
녀석이 때어날 때 느꼈던 기쁨.
키우면서의 행복감.
그런 것을 알게 해준 귀한 아들이었다.
"휴가 나오면 이거 꼭 만들어 주세요."
입대하기 전, 아들은 내가 만든 닭볶음탕을 먹으며 말했다.
그 말이 생각나 마트에서 부랴부랴 닭볶음탕의 재료를 사왔다.
닭을 데치고, 양념을 하고, 중불에 20분을 끓여 식탁에 올려 놓았다.
허겁지겁 먹는 아들, 녀석이 내 핏줄이라 고맙다.
우리 아버지에게 나도 이런 사람이었을까?
아들이 닭볶음탕을 먹는 모습을 보니 갑자기 생각이 많아진다.
아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비빌 언덕을 만들어 주고 있을까?
군에 있는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아마 어버이날에 맞춰 나온 것 일 것이다.
훈련소에 입대할 때의 찡한 마음이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15개월이나 지났다.
녀석을 얻으며 느꼈던 기쁨.
키우면서의 행복감.
바라보기만 해도 배부른 충만감.
그 모든 것을 알게 해준 귀한 아들이다.
휴가 나오면 이거 해주세요.
아빠가 만든 닭볶음탕.
입대 며칠 전에 아들의 말이 생각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왔다.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아들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