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16주가 흘러 이제 기말고사다.
시험이 끝난 후 엔 내가 가장 힘들어 하는 성적평가를 해야 한다.
‘상대평가’이다보니 배분을 해야 하는데 이때마다 갈등을 겪는다.
하지만 내겐 성적에 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이 있다.
‘공정함’과 ‘투명함’이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출석률을 각각 30%씩 부여하고 나머지 10%는 수업태도를 본다.
수업 중에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거나, 엎드려 자는 학생은 결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거기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낸 상태다.
지난 학기 답안지에는 다양한 소감들이 적혀있었다.
“교수님이 제 이름을 기억해 주셔서 깜짝 놀랐어요.”
“제가 지금 4학년인데 이 수업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습니다.”
“매주 특강을 듣는 것처럼 재미있었습니다.”
“후배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수업입니다.”
나는 이 순간이 기쁘다. 공자가 말하는 군자삼락중 천하의 인재를 얻어 가르치는 즐거움이 이런 것이 아닐까.
내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이리라.
그 중 어느 여학생의 글이 지금도 깊이 남아 있다.
“교수님의 말씀 처럼 앞으론 무조건 투표할 겁니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
나는 그것을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더 투명할 것이라는 가능성.
지금보다 더 공정할 것이라는 가능성.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가능성.
이런 가능성은 모두의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하다.
앞으로도 나는 이것을 이들에게 강조 할 거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리의 미래니까.